추석을 앞두고 직장 인근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바람에 고향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연휴 내내 집안에만 있어야 했는데요. 비록 어디 가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묵혀둔 옛 사진을 들여다보며 미뤄둔 숙제를 지금에서야 하며 추억여행을 떠났습니다.
3년 전 이맘때쯤 태안의 청산수목원에 팜파스를 보러 갔던 적이 있습니다. 팜파스란 단어도 생소했을뿐더러 그런 식물이 있는지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정확한 명칭은 팜파스그래스이며 아르헨티나의 대초원 지대인 '팜파스'를 대부분 덮고 있는 식물이 팜파스그래스라고 합니다.
이처럼 외국에서 온 식물답게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났는데요. 사람키를 훌쩍 넘기며 바람에 흔들리는 은빛 물결은 우리나라의 억새와 흡사했는데 그래서 흔히 서양 억새로 부른다고 합니다. 하늘공원의 억새처럼 팜파스가 대규모의 군락지는 아니었지만 사진을 찍기에는 충분한 규모였습니다.
사진 원본 데이터를 보니 인물에 노출을 맞추느라 하늘은 화이트홀도 생기고 데이터의 상당부분을 잃게 되었는데요. 후보정으로 겨우 겨우 살리거나 포토샵의 하늘대체 기능으로 하늘을 합성해서 만족할 만한 사진을 얻기는 했으나 올바른 촬영 방법은 아닙니다. 노출을 인물과 하늘 어느 한쪽에 맞추는 게 아니라 조금 어둡게 촬영한 후 후보정으로 노출을 밝게 하는 것이 인물과 하늘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날은 하늘도 푸르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적당한 기온 그리고 사진이라는 취미로 모인 동생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3년이 지난 뒤 열어본 사진에는 사진에 대한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참 행복하게 사진을 찍었구나 란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지난 일이지만 제가 사진을 처음 시작한 모임인지라 여러모로 애정도 있었을뿐더러 함께한 추억도 많아 그때 모임 활동을 더 열심히 하고 동생들한테 잘해줄걸 하는 후회가 남기도 하네요. 다시 그때처럼 재밌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문득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즘 하늘이 좋고 날씨가 좋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다가오는 주말 가을의 정취를 미리 느껴보기에는 팜파스가 만개한 청산수목원으로의 나들이도 좋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태안에는 수목원 외에도 볼거리도 많고 가까운 곳에 바다도 있으니 돌아오면서 노을로 붉게 물드는 바다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 갈 때는 가능하면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가거나 최대한 이른 시간에 가는 게 좋습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는 것도 멋진 사진을 담는 요령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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